사흘째 울리지 않는 전화, 트럼프는 왜 침묵하나?
안녕하세요. 2025년 6월 6일, 이재명 후보가 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사흘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인수위원회 구성과 내각 인선에 대한 하마평으로 국내 정치가 뜨거운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아직까지 축하 전화가 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들은 통상 선거일 직후, 빠르면 몇 시간 안에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이례적인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오늘 이 글에서는 이번 통화 지연에 담긴 여러 가지 외교적 해석과 시나리오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한미 동맹의 상징, '첫 통화'의 의미
대통령 당선인과 미국 대통령의 '첫 통화'는 단순한 축하 인사를 넘어섭니다. 이 통화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 실질적 의미를 가집니다.
- 한미 동맹의 굳건함 과시: 전 세계, 특히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에 양국의 동맹 관계가 흔들림 없음을 보여주는 가장 첫 번째 신호입니다.
- 새 정부에 대한 인정과 존중: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새로운 리더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는 공식적인 외교 제스처입니다.
- 향후 5년 관계의 '톤' 설정: 통화 내용과 분위기를 통해 향후 양국 관계가 어떤 기조로 흘러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번째 바로미터입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통화가 늦어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 트럼프의 침묵, 3가지 시나리오 분석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1: 단순한 '실무적 지연'
가장 논란이 적은 해석입니다. 양국 정상의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거나, 현재 미국 내에 더 시급한 국내 현안이나 다른 외교적 이슈가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 입장을 유지하며 "긴밀히 조율 중"이라고 밝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사흘 이상 지연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시나리오 2: '탐색전'과 전략적 신중론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당선인과 새롭게 구성될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스터디'에 들어갔다는 분석입니다. 이재명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실용적 균형 외교' 노선이나 대북 정책의 방향, 그리고 최근 발표된 외교안보 라인(예: 국정원장 이종석, 안보실장 위성락 등)의 성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첫 통화에서 어떤 의제를 어떤 톤으로 다룰지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상대를 파악하기 위한 '숨 고르기' 단계라는 해석입니다.
시나리오 3: 의도된 '기선 제압'과 압박 메시지
가장 비중 있게 거론되는 시나리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와 '압박' 스타일이 반영된, 의도적인 '길들이기'라는 분석입니다. 통화를 지연시킴으로써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 불편한 심기 전달: 이재명 당선인의 대북 유화 노선이나 '균형 외교'가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나 대중국 압박 정책과 결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 핵심 현안에 대한 사전 압박: 향후 진행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무역 문제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처음부터 한국의 새 정부를 압박하며 "동맹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는 예고편을 보내는 셈입니다.
🌐 '이재명'과 '트럼프', 근본적인 시각차
이번 통화 지연이 주목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두 리더가 가진 세계관과 국정 운영 스타일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 이재명 당선인: '실용'과 '균형'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 트럼프 대통령: 동맹을 '비용'의 관점에서 보는 '거래적(Transactional)' 접근법을 취하며, 예측 불가능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시각차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을 신중하게 탐색하고, 필요하다면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침묵 속에 오가는 팽팽한 수 싸움
대통령 당선인에게 아직 오지 않은 한 통의 전화는, 단순한 외교적 결례나 실무적 지연을 넘어, 새롭게 시작될 한미 관계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는 두 정상이 앞으로 5년간 벌일 치열한 외교전의 '보이지 않는 1라운드'나 다름없습니다.
결국 전화는 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 오느냐보다, 마침내 통화가 이루어졌을 때 '어떤 대화'가 오가고, 양국이 발표하는 '결과물(Readout)'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일 것입니다. 그 안에 앞으로 5년간 한미 동맹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온 국민이 이 침묵의 의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